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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칼럼-협력형 사이버레인지] AI 시대, 왜 우리의 사이버보안은 여전히 위기에 취약한가

6/22/26

 

인공지능(AI)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세계 각국은 AI를 중심으로 국방, 외교, 금융, 산업 전반의 혁신을 추진하며 새로운 국제질서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제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 디지털 주권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자산이 되었다.


그러나 AI 시대를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반드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사이버보안이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국가와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디지털 인프라는 더욱 중요해진다. 반면 사이버공격의 위협과 파급력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랜섬웨어 공격과 공급망 공격, 국가배후 위협조직(APT)의 침해사고는 국가와 기업의 운영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금융, 제조, 유통, 공공 분야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사이버침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이버위협이 특정 기관이나 특정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임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들을 단순히 해커의 공격이 성공한 사례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왜 우리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이버위협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가.


많은 사람들은 사이버보안 사고의 원인을 보안 솔루션 부족이나 기술적 한계에서 찾는다. 물론 기술은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침해사고 대응과 사이버훈련 사업을 수행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진짜 문제는 기술보다 거버넌스에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관과 기업은 방화벽, 침입방지시스템, 보안관제시스템, 엔드포인트 보안 등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사고는 반복된다.


이는 사고 발생 이후 조직 전체가 얼마나 신속하게 상황을 공유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며, 협력하여 대응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사이버공격은 특정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안관제센터(SOC), 침해사고 대응팀(CERT), 시스템 운영부서, 네트워크 관리자,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경영진, 대외협력 조직까지 모두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사이버보안 교육과 훈련은 여전히 개인의 기술 역량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TF(Capture The Flag) 대회, 모의해킹 실습, 취약점 분석 교육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침해사고 현장은 문제풀이 대회가 아니다.


현실에서는 공격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가장 빠르게 협력하고 대응한 곳이 피해를 최소화한다.


필자는 오랜 기간 공공기관, 대학, 기업, 군 그리고 해외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이버보안 교육과 훈련 사업에 참여해 왔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공통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우수한 사이버보안 교육기관과 훈련시설이 다수 존재한다. 정부와 공공기관, 대학, 기업, 군이 운영하는 다양한 교육과정과 실습 환경 또한 꾸준히 확대되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육훈련 체계는 특정 기술 분야의 전문성 향상이나 개인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요구되는 조직 간 협력, 기관 간 정보공유, 의사결정 체계, 통합 대응 역량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훈련할 수 있는 협력형 교육훈련체계는 아직 충분히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이버공격은 더 이상 단일 조직이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공공과 민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군과 산업계가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야만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교육훈련 체계는 이러한 협력 구조를 체계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개별 조직의 역량을 넘어 국가 전체의 협력 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훈련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사이버보안 훈련 체계가 새로운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사이버보안 교육이 개인 기술 역량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공격팀과 방어팀이 대결하는 실전형 훈련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이제는 협력형 사이버보안 훈련이 필요하다.


협력형 사이버보안 훈련은 공격과 방어 기술만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다.


보안 담당자와 침해사고 분석가, 시스템 운영자, 기관 책임자, 정책 담당자, 의사결정권자가 하나의 위협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대응하는 과정을 훈련하는 것이다.


실제 국가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협업 능력과 의사결정 역량을 검증하는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가 바로 협력형 사이버레인지(Collaborative Cyber Range)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사이버레인지를 해킹 실습장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의 사이버레인지는 단순한 실습 환경을 넘어 국가와 기업의 사이버 대응체계를 검증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실제 공격 상황을 재현하고, 기관 간 협력체계를 점검하며, 위기 상황에서의 의사결정과 대응절차를 검증하는 국가 차원의 훈련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


특히 국가사이버안보 차원에서 주목해야 할 과제는 전문인력 양성이다.


지금까지의 사이버보안 인력 양성 정책은 교육 인원 확대와 자격 취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교육 이수자가 아니라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실전형 전문인력이다.


사이버공격은 예고 없이 발생하며, 사고가 발생한 순간부터 국가와 기관의 대응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다. 따라서 교육과 훈련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협력하고 의사결정하며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협력형 사이버레인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공격 분석가와 보안관제요원, 시스템 운영자와 정책 담당자, 기관 책임자가 함께 참여하는 실전형 훈련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즉시 투입 가능한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국가사이버안보 역량 강화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람을 길러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실제와 가장 유사한 환경에서 끊임없이 훈련하고 협력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AI 시대에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중요해진다.


AI는 방어자의 도구인 동시에 공격자의 도구이기도 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정교한 피싱 공격, 자동화된 취약점 탐색, 대규모 사회공학 공격은 기존의 보안 대응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다.


결국 미래의 국가 경쟁력은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AI 시대의 위협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국방과 외교, 금융과 산업을 포함한 국가 핵심 영역에서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사이버보안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사이버보안을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국가 거버넌스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정부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대학, 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국가 차원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실질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협력형 훈련체계 또한 마련해야 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의 시점에 서 있다. 동시에 국가 차원의 사이버위협이 급속히 고도화되는 위기의 시점이기도 하다.


AI 경쟁력과 사이버보안 경쟁력은 더 이상 별개의 영역이 아니다.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결국 국가 사이버안보 역량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보안 장비가 아니다.


더 많은 협력과 더 현실적인 훈련이다.


AI 시대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은 기술의 경쟁이 아니라 협력의 경쟁이다.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이버보안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 사이버보안 거버넌스와 협력형 훈련체계 구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필자는 오랜 기간 사이버보안 교육과 훈련, 침해사고 대응 현장을 경험하면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며, 사람보다 중요한 것이 협력이라는 사실을 수없이 확인해 왔다.


미래의 사이버보안은 개인의 역량만으로 지켜낼 수 없다.


국가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대학과 연구기관이 함께 준비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디지털 미래와 국가 경쟁력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글. 조정대 코어시큐리티 본부장 / 사이버보안 전문가]


출처 : 데일리시큐(https://www.dailysec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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